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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팁 : Tips

[이슈팁] '쓰레기' 영상이 돈이 되는 시대: AI 슬롭과 한국의 불편한 1위

by FTYT_master 2025. 12. 29.

일을 하다가, 문득 관심이 가는 뉴스가 있으면 카톡으로 내게 보내둔다. 이 링크들이 블로그 콘텐츠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뉴스 또한 그랬다.

 

'쓰레기' 만들어 유튜브서 떼돈 번다…"韓 독보적"

 

'쓰레기' 만들어 유튜브서 떼돈 번다…"韓 독보적"

유튜브 알고리즘이 신규 사용자에게 추천하는 영상 5개 중 1개가 인공지능(AI)이 급조한 저질 콘텐츠 '슬롭(Slop)'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는 28일 영국 일간 가디언을 인용해 영상 편집 플랫

n.news.naver.com

 

유튜브를 보다가 문득 '내가 이걸 왜 보고 있지?'라는 자괴감이 들 때가 있다. 맥락도 내용도 없지만, 자극적인 색감과 기괴한 설정에 홀린 듯 다음 영상을 누르게 되는 현상. 이 같은 현상은 알고리즘이 키운 오물, AI 슬롭(Slop)이 만들어낸 것이다. 

 

>> AI 슬롭이란 무엇인가?

'슬롭'은 본래 찌꺼기나 오물을 뜻하는데, 지금은 AI를 이용해 대량으로 찍어낸 저품질 콘텐츠를 일컫는 용어로 변모했다. 영상 편집 플랫폼 카프윙(Kapwing) 의 조사에 따르면, 신규 계정에 추천되는 영상 5개 중 1개는 이런 AI 슬롭이다. 더 놀라운 건 바로 수익성 !

 

슬롭만 올리는 채널 278개가 벌어들인 누적 조회수는 무려 630억 회,  연간 광고 수익은 약 1억 1,700만 달러(한화 약 1,600억 원)에 달한다.

 

'대충 만든 쓰레기'가 이제는 가장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이 된 셈.

아마도 '영상으로 쉽게 돈을 버세요'라고 말하면서 강의를 파는 많은  관계자들이 이런 종류의 영상 만들기를 알려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채널명(주요키워드) 주요특징 (숏폼다수) 비고
Three Minutes Wisdom 야생 동물이 귀여운 반려동물에게 패배하는 등 기괴하고 초현실적인 동물 영상을 생성 한국 1위 소비 채널로 언급됨
Pouty Frenchie 강아지가 사탕 숲에서 캔디 초밥을 먹는 등 어린이를 겨냥한 무맥락 AI 애니메이션 싱가포르 기반, 연 수입 약 50억 원 추정
The AI World 파키스탄의 대홍수 참사를 AI로 조작하여 자극적으로 재구성한 영상들 업로드. 조회수 13억 이상 기록
Screen Culture 가짜 AI 영화 예고편을 대량 생산 (최근 유튜브가 정책 위반으로 채널 삭제 조치) 마블 등 유명 IP 도용의 대표 사례

 

링크는 안 넣었다. 가지도 보지도 말자.

>> '뇌 썩음' 영상이 아이들을 노린다

이 영상들의 3분의 1은 이른바 ‘뇌 썩음(Brain rot: 저품질,무맥락, 도파민갈취를 하는 콘텐츠, 디지털 오물이라고도 부른다)’ 콘텐츠다. 화려한 색감과 반복적인 움직임, 의미 없는 상황 설정은 판단력이 미성숙한 어린이와 청소년을 강력하게 유혹한다. 대홍수 같은 참사를 자극적으로 재구성한 AI 영상이 13억 뷰를 기록하는 기현상이 벌어지는게 바로 이러한 이유다. 

 

 

>> 왜 한국이 세계 1위인가?

나쁘든 좋든 1위를 참 잘하는 우리나라는,  카프윙 분석 결과,  AI 슬롭 소비에서 압도적인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하아....)

  • 한국: 약 84.5억 회 (누적 조회수) 
  • 파키스탄: 약 53억 회
  • 미국: 약 34억 회

단순히 채널이 많아서가 아니다. 한국은 슬롭 콘텐츠가 가장 빠르게 전파되고, 가장 깊게 소비되는 토양을 갖고 있다. 

 

>>  왜 한국일까? 이건 기술의 문제가 아닌 '결핍'의 문제

 

왜 한국일까? 이는 한국 특유의 고회전 콘텐츠 소비 문화와 관련이 있다. 

  1. 뇌의 휴식처가 된 무맥락: 높은 피로도와 정보 과잉 사회에서, 한국인은 '아무 생각 안 해도 되는' 콘텐츠를 휴식으로 받아들인다.  슬롭은 이해할 필요가 없기에 역설적으로 휴식처럼 소비된다.
  2. 숏폼 최적화 사회: 짧고 빠른 자극에 익숙한 국내 사용자들에게 알고리즘이 던져주는 슬롭은 거부감 없이 흡수!
  3. 플랫폼 신뢰의 역설: "유튜브 추천이니 볼만하겠지"라는 믿음이 저품질 영상에 면죄부를 준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가 흐린 사회다.
본 사람은 곧 만든 사람이 되고, 만든 사람은 다시 소비자가 된다. AI 슬롭은 이 순환을 극단적으로 가속한다.

그래서 한국은 슬롭을 가장 많이 본 나라라기보다, 슬롭이 가장 빨리 ‘문화처럼 정착한 나라’에 가깝다.


유튜브는 AI가 도구일 뿐이라며 책임을 피하지만, 저품질 콘텐츠에 수익을 배분하고 반복적으로 노출하는 알고리즘 구조는
명백히 플랫폼의 선택이다. 호주가 미성년자의 SNS 활동을 아예 금지한 이유에도 이런 콘텐츠 환경이 포함돼 있었을 것이다.

 

AI 슬롭의 문제는 보느냐, 만드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이 계속 추천되고, 수익이 붙고, 무시되는 구조에 있다.

구조를 당장 바꿀 수 없다면, 적어도 내 판단력이 소모되는 방식은 내가 고를 수 있다.

아래 조건에 가까운 영상이라면 한 번 쯤 멈춰보자. (혹시 만드는 사람이라면... "돈 벌자고 쓰레기를 만들지 말자,  아무도 몰라도 스스로는 알고 있지않나?"라고 속삭여주고 싶기는 하다)


AI슬롭 체크리스트  "이런 영상은 주의" 

1. 제목과 썸네일은 자극적인데, 영상이 끝나도 남는 정보가 없다
2. 이유 없이 화려한 색감과 반복 동작이 많다
3. 사건·재난·사고를 다루지만 출처나 맥락 설명이 없다
4. 설명 없이 감정만 과도하게 자극한다(분노, 공포, 혐오, 놀람)
5. 아이가 봐도 이해는 쉽지만 의미를 설명해 달라 하면 말이 막힌다
6. 채널을 눌러보면 비슷한 영상이 무한 복제되어 있다